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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당신은 행복을 위해 어디를 보나요?

by 까맛수 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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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29


 

당신은 행복을 위해 어디를 보나요?

 

 

 

<경남 밀양의 밀양강과 영남루>

 

 

 

<경남 밀양의 밀양강과 영남루>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금요일. 저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아내와 반려견 치즈와 밀양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저는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어느 날 치즈를 집에 데리고 오고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것을 인정하고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그중 하나입니다. 

 

처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걱정했던 부분은 ‘내가 나를 얼마나 포기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먼저 결혼을 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애 나오면 네 삶은 끝이다.’였습니다. 아마 자신을 위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 같았습니다. 물론 아이가 너무 좋다고는 투덜투덜 대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다행히도 치즈가 오고 아내가 임신을 한지 6개월이 넘은 지금 그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지나며 성숙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이 순간을 인정하지 못하면 어떤 삶을 살게 되는가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연애는 해보셨나요?

 

 


저도 그랬고 지금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 행복의 기준은 ‘나’ 에게 집중됩니다. 내가 먹는 것. 내가 하는 것. 내가 보는 것. 내가 입는 것… 내가 어떠냐에 행복의 기준을 두게 됩니다.
연애를 해보셨는지요? 안해보셨다면 해보시길 권합니다. 왜 그렇게 싸우고 헤어질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라는 존재가 아직은 연애의 상대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지?’ ‘내가 왜 참아야 하지?’ ‘내 맘대로 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이 버려지지 않는다면 연애는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나보다 중요해진다면 그 연애는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과정도 중요하기에 100%는 아니지만 아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을 지나며 사람은 한번 성장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임신 29주차 입니다> 

 


 

부모가 된다는건

결혼을 하고 나면 드는 생각이 있는데 ‘이거 그냥 같이 사는 연애 같은데?’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합니다. 과정이 힘들지 사실 결혼을 하고 나면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러니까 결혼은 하기까지가 힘들지 하고 나서의 삶은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아내가 임신을 하고도 사실 저는 크게 힘든 걸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조금 힘들어하니 더 잘해야겠다 정도였달까요? 그런데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면서 ‘아 부모가 된다는 건 이런 거군요.’ 하는 감탄(?)을 했습니다. 
항상 엄마가 케어하던 반려견 치즈를 아내와 제가 둘이 챙기기 시작한 지 이제 2주. 아내와 저의 삶은 아내 배 속의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기도 전에 육아를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반려견의 지능은 2살 아이와 같다고 하더군요. 바닥에 있는 것들은 전부 입으로 들어가기가 일상이고, 장난일 치고 뛰다가 이리저리 넘어지기도 부지기수입니다.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반려견이 겨우 잠이 들면 그제야 진정한 내 시간이 온달 까요? 제 자신이 더 어이없는 건 반려견의 변 크기, 밥 먹는 것, 표정의 변화에도 제가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 같지요. 아예 없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그래도 더 많이 행복합니다. 보고 있으면 너무 흐뭇하고 나를 보는 그 눈 빛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기쁨이 있습니다. 나에게만 집중되어있던 행복의 기준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 할 정도의 기쁨입니다. 

<반려견 치즈. 사랑하는 내 동생> 

 


 
 
당신의 행복은 어디를 바라보나요?

 

 

 


점점 내 시간이 사라지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못하게 되고 누군가를 챙기기 위해 늘 예민해져야 하는 그런 삶, 듣기만 해도 끔찍하신가요? 그 삶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내가 무엇을 얻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누군가를 존중하며 함께 하는 행복이 진짜라고 생각했죠. 이제는 소통도 잘 되지 않는 누군가를 챙기며 그 누군가를 그저 바라보며 작은 반응들에 행복해합니다. 
행복은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랬던 시절들에는 행복을 갈구는 했지만 아주 짧고 만족이 없었달까요? 행복은 내가 사랑하는 나 아닌 누군가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로 소통이 되는 사이보다 어쩌면 일방적으로 보이는 관계에서 오히려 말로 하기 힘든 더 큰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면 믿을 수 있으시겠나요?
점차 커지는 행복의 아이러니를 어쩌면 치열했던 연애의 기간을 거쳐 부부가 되면서, 또 부모가 되어 크기를 잴 수 없는 희생을 경험하면서 느끼게 됩니다. 비혼 주의자들이 많아지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들이 생겨나지만 그럼에도 결혼과 육아는 축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나로부터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우리 가족>

 

 

 

 

 

 

 

*이 글은 한때 나의 스승이었던 홍덕희 님의 작품이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혼자 깊이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글이다.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연애기간이 쌓일수록 '결혼에 대하여' 생각하는 빈도가 잦아진다.

 

 당장 급하지는 않아서 깊이 와닫지 않지만, 왠지 스물여덟 정도의 나이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하나둘 법적으로 하나 되는, 친구들의 결혼식에 갈 때마다 수만 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나뿐만 아니라 [연애 / 결혼 / 가족 / 행복]  이 네 가지 키워드는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때가 바로 철이 들기 시작하는 순간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요즘은 내일보단 지금 당장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 한 치 앞만 바라보고 살고 있었는데 덕희 형의 글을 읽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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